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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자녀의 적응과 정체성> - 교감 이 강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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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6-07-21 17:37 조회2,88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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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이주인권포럼(-2007이주민자녀의 인권현주소,주관: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발제한 내용임*

<이주노동자 자녀의 적응과 정체성>

                                                                    재한몽골학교 교감 이 강 애


가. 들어가는 말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사건은 32명을 살해한 가해자가 1.5세대 이주청소년이라는 점에서 더 큰 충격으로 우리에게 전해졌다. 그는 이국땅에서 돈벌이에 바쁜 부모와 대화가 단절되고 주변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였으며 정체성의 혼란 등으로 정신적 질환을 겪다가 이러한  엄청난 사건을 저지르게 되었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50만 명의 이주노동자들이 들어와 있고, 국제결혼율 또한 2005년 13.6%에서 2006년 11.9%에 이르도록 급격히 늘고 있어 이미 단일민족사회가 아닌 다민족, 다문화 사회로 들어섰다. 이미 우리 곁에는 다수의 이주노동자 자녀들이 와있고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자라나고 있다. 이들 또한 부모의 관심과 사랑에 목말라있으며 우리사회의 편견과 차별로 인해 심한 소외감과 열등감을 느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각한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버지니아공대 총기사건이 먼 나라 미국에서의 일만이 아니라는 각성을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 시점에서 이러한 논의는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


나. 이주자녀의 현황과 문제점

1. 이주노동자 자녀의 현황

  2006년도 교육인적자원부 자료에 의하면 이주노동자의 자녀들의 인구규모는 법무부 등록 외국인 중 취학 연령대는 17,287명으로 추정되며, 이 중 일반학교 재학생은 1,574명이다. 외국인 재학생의 국가별 분포는 일본 24.4%(386명), 몽골 21.3%(338명), 미국 17.2%(273명), 중국2.8%(45명) 순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 중 대다수가 서울(35%), 경기(31%)지역 학교에 재학 중이다. 하지만 이주 노동자의 자녀들은 인구를 정확히 통계 낼 수는 없고 추정 중에만 있는데, 그 이유는 현행법상 이주노동자가 자녀나 가족을 동반해서 입국할 수 없어, 대부분 비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자녀를 입국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자녀가 브로커를 통해 입국할 경우 별도의 여권 없이 브로커의 여권에 동반자녀로 기재된 경우가 많아 출입국 현황을 파악할 자료가 없다.

  위의 자료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 일본 이외에 일반학교에 재학 중인 외국인재학생은 몽골 출신의 재학생이 많은데, 이는 이주노동자의 자녀 대부분은 몽골아이들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몽골인들은 가족중심적인 생활방식이 강하여 노동자로 있으면서도 아이들을 이주시키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상황은 재한몽골학교의 설립 배경이기도 하다.

2. 문제점

  현재 국내에 와있는 이주노동자 자녀들과 국제결혼 가정의 자녀들은 국내 교육환경에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언어의 장벽, 문화의 차이 그리고 우리의 폐쇄적 사회구조와 사회적 무관심 등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다. 지금과 같은 폐쇄적 사회구조와 편견, 차별 등은 제2의 조승희를 키우는 여지가 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부메랑이 되어 우리에게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청소년의 문제점을 재한몽골학교(이하 몽골학교)의 사례를 통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사례1

오랑거(여,15세)
  한국에서 유치원을 다니고 바로 한국학교에 2학년으로 편입하여 4학년까지 다녔으나, 아이들의 심한 놀림과 따돌림 심지어 계단에서 밀어내어 앞니가 부러지는 등의 차별을 경험한 뒤 몽골학교로 전학 옴. 이 아이는 한국학교에서 심한 편견과 차별을 당하면서 ‘내가 왜 몽골에서 태어났을까 차라리 한국이나 미국에서 태어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열등감과 함께 빨리 몽골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아주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러나 몽골학교에 와서 자국의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외로움에서 벗어났고 몽골역사와 칭기스칸에 대하여 배우면서 몽골인이라는 것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 이 아이는 몽골학교 8학년에 재학 중이며 한국어는 물론 몽골교과를 비롯한 전 교과에 걸쳐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고 매사에 자신감 있고 적극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위의 사례를 통해 보듯이 매우 많은 이주노동자 자녀들이 따돌림을 경험하고 있으며 나이가 들면서 그로인한 소외감과 열등감, 분노의 감정을 가지고 있음을 보았다.

사례2

  설렁거(여,14세) 또는 엥흐만다흐(남,13세)-한국에서 유치원을 다니고 초등학교 5학년을 다니면서 몽골어를 쓸 줄도 읽을 줄도 모르는 국적불명의 아이가 됨(몽골말은 겨우 하였지만). 부모가 심각한 고민에 빠져 몽골학교를 찾아옴. 그 이유인즉  언젠가는 몽골로 돌아가야 하는데 몽골인도 한국인도 아닌 아이를 보며 불안감과 걱정으로 잠못이루며 지내다가 몽골학교를 알게 되어 찾아와 입학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처음 몽골학교를 찾았을 때 아이는 매우 불안해 보였고 무언지 모르게 많이 위축되어 있는 상태였다. 이후 아이는 몽골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표정도 밝아졌을 뿐 아니라 여느 또래의  아이들처럼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위 사례에서 보듯이 정체성의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의 뿌리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어떻게 건전하고 견고한 인생의 나무가 자라고 열매를 맺을 수 있겠는가?

사례3

  인근학교 학생들과의 다툼으로 지구대(파출소)에서 학교에 찾아온 경우도 있었다. 다툼의 시작은 한국아이들과 몽골아이들의 소통의 문제로 오해가 생겨 일어난 것인데 결국은 한국아이들이 파출소에 고발하여 파출소에서 나온 것이다. 아이들은 일방적인 가해자로 오인 받아 매우 억울해 하였으며, 이국땅이니 억울해도 참아야한다는 몽골선생님의 얘기를 들으며 눈물을 흘렸고 이 아이들이 많은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사례4

  연극을 통해 자신들 얘기 표현 "설렁거"(무지개)-무지개의 나라에 꿈과 기대를 갖고 찾아왔지만 이 아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고생하는 부모의 처절한 모습과 한국 사람들로부터의 차별과 편견이었고 그래서 한국이 싫다고 절규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한국엔 나쁜사람만 있는게 아니고 따뜻한 마음과 사랑으로 이들을 품어준 이들이 있으므로 이 아이들의 상처난 마음과 생각을 위로해주고 치료해주어 한국사회에 가졌던 분노의 감정을 버리고 함께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노래하는 것으로 연극이 마무리 됨. 

  연극을 통해 아이들이 한국에서 겪는 어려움과 고충을 본 한국인들은 아이들의 아픔에 공감하였으며 자신들의 편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연극소감을 전하였다. 

다. 재한몽골학교의 사례

 1. 재한몽골학교설립배경

  이주노동자 자녀들은 결국 자국으로 돌아갈 아이들이다. 한국에 살기위해 온 것보다는 근로자인 부모의 의지에 의해 오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들의 정체성은 유지되어야하며 한편으로 한국에 사는 동안 잘 적응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지므로 몽골학교에서는 이들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살려주고 한국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적응교육을 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1999년 설립된 이래 그 중요성을 더 절감하게 되었고 설립취지에 부합한 교육을 하고 있다.

 2. 정체성 교육과 적응프로그램

  몽골어 몽골역사 몽골수학 과학 등 중요하고 기본적인 몽골과목을 현지인몽골교사를 통하여 가르치고 있는 바, 현재 8명의 몽골교사가 재직 중이다.

  이와 더불어 한국을 이해시키고 한국사회에 잘 적응하도록 한국어는 물론 한국문화 체험교육 산업시찰 농촌체험 등 다양한 한국이해 프로그램을 통하여 이 아이들이 제대로 한국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는 바, 현재 자원활동가를 포함한 40여명의 교사가 이들이 교육을 위해 애쓰고 있다. 물론 영어와 컴퓨터 음악 미술을 비롯한 특기적성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위와 같은 정체성 교육을 통하여 아이들은 자신의 뿌리를 알게 되고 자신의 민족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며 안정되고 자신감 있게 생활하며 공부하고 있다. (정체성교육은 매우 중요하여 스웨덴의 경우 많은 국비를 들여 이주민의 정체성교육에 정부가 직접 관여하고 있다. 실제로 정체성교육을 한 후 이주민의 폭동 등 부정적 사례가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사례1. 일힘바야르(남,17세)

  일힘바야르는 이주노동자로 먼저 입국한 아버지를 따라 2003년 11월 입국한 후 1년 3개월 동안 방안에서 TV만 보고 지내 입국할 때 50kg이었던 몸무게가 100kg으로 늘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아이가 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하는데다가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일터에서 일하고 있던터라 발벗고 아이의 교육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1년 3개월의 시간이 흘렀고 마침내 더 이상 아이를 방치할 수 없다고 여긴 아버지가 이곳저곳을 수소문한 끝에 몽골학교를 알게되어 2005년 2월 본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그 아이 역시 처음 모습이 매우 우둔해보였고 위축이 되어있었으나 차츰 학교생활에 익숙해지고 본래 밝은 성격을 되찾아 2006년 7월 9학년을 졸업할 때는 누구보다 교사들의 사랑을 받으며 모범적인 학생이 되어 있었다. 그 아이와 부모가 고등학교에 가길 원했으므로 본교에서 인근 중학교로의 편입학을 도왔으며 마침내는 중학 졸업을 인정받고 고등학교를 배정받아 현재는 서울의 S공업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만약 일힘바야르가 여전히 방치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면 지금쯤 폐인이 되었거나 비행청소년으로 전락해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로 한국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이주청소년들이 어울려 다니며 도적질 등을 하다가 잡혀간 사례를 여러 차례 듣고 있다. 

사례2. 다와냠(남,17세)

  다와냠은 한국인과 재혼한 엄마를 따라 한국에 오게된 다문화가정의 청소년이다. 지난 4월 교내 백일장에서 당선된 아이의 자작시를 소개한다.

학교 생활 (자작시)

타국에 가서
열심히 공부한다고
몽골을 떠나
먼 곳에 왔을 때에

조국을 그리워하고
가족이 보고 싶어도
이 나라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것은
소중한 일이라고 하신
어머니의 말씀을
진심으로 마음속에 새기며
곰곰히 생각한다.

앞에 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앞으로 전진 할 수가 없다.

이 교훈을 잘 깨닫고
공부를 열심히 하면 옳고
어머니 말씀을 잊어버리면 그르친다.
이렇게 나는 학교를 찾았다

한국 학교에 다니고 싶어도
한국말을 모르기 때문에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보고
만나는 사람마다 이야기를 한다.

여기저기 전화 걸고
인터넷에서도 찾았고
찾으면 발견한다는 사실
되돌아가지 않게 공부를 하게 되었다.

한 달 후에
좋은 소식을 듣게 되었다.
재한몽골학교라는 이름
무지개 색깔로 마중했다

동창 친구들의 시끄러운 소리
정말로 귀에 좋게 들렸다
기운이 생기고 앞날이 밝아졌다

또한 재한몽골학교는
나처럼 집이 멀리 있는 학생을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하고
편하게 해준다.
다음 날로부터
기숙사에서 살고
학교를 다니게 될 때에
기분이 좋았다

첫날 교실에 들어갔을 때에
반 친구들이 친하게 마중했으며
여러 가지 질문들을 물어보고
차츰차츰 학교생활에 익숙했다

수업이 끝나면 멀리 갈 필요 없이
몇 분 걸리는 기숙사에 들어가서
기쁨과 행복이 가득 차고
바쁜 일상생활이 계속된다.
기숙사 생활에 대하여 말하면
모든 학생들이 기숙사 규칙을
꼭 지켜야 하지만
우리는 가끔 그 규칙을 어긴다.

노는 시간에 모두 모여서
웃고 즐겁게 놀고
운동장에 가서 재미있고 놀고
행복과 기쁨이 넘쳐서 돌아온다.

저녁 식사가 될 때에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을
친구들과 같이 앉아서
맛있게 먹는 것이 좋지 않는가!

숙제 시간이 될 때에
불이 켜진 방에 모두 앉아서
조용한 방에서 책을 읽고
조용하게 숙제를 하고

저녁 청소 당번이 청소를 하며
이불을 깔고 자려고 누울 때에
푸른 하늘에 달이 빛나고
창문으로 달빛이 비출 때에

기숙사 생활이
연속되어서
금요일에 되면
학생들이 기숙사를 두고

집을 향하여 한두 명씩
서로 친하게 이야기를 하며
기숙사 학생들이 돌아갈 때에
기숙사를 지켜서 선생님이 남는다.

집에서 실컷 쉰 학생들이
이틀이 지나고 돌아올 때에
바쁜 생활이 벌써 시작하고
기쁨과 행복이 찾아온다.
(끝)
 
  위의 시에서 보듯이 아이는 꿈과 기대를 가지고 한국에 왔고 열심히 공부하고자 하였으나 막상 갈 곳이 없어 이리저리 만나는 사람마다 자신이 공부할 학교를 찾다가 '재한몽골학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것은 "무지개"를 발견한 것과 같다고 표현하였다. 아이는 순수한 몽골의 혈통을 지니고 있지만 엄연한 한국국적을 가진 한국인이다. 이 아이는 앞으로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제몫을 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재한몽골학교에서 다양한 교육과 함께 한국에의 적응교육을 받은 후엔 자연스럽게 한국학교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더 노력하게 될 것이다.

  재한몽골학교에선 위의 사례 이외에 매우 많은 긍정적인 사례를 갖고 있다. 낯선 땅에서 청소년기를 보내야하는 아이들이 한국사회에 거부감없이 잘 적응하며 한국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이주노동자의 자녀와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한국사회 혹은 한국학교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부모가 보고 싶고 부모의 의지를 따라 낯선 땅에 오게 된 이들이 받는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 충격이 얼마나 크겠는가! 


라. 나가는 말

  그러므로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주노동자 자녀들을 비롯한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을 잘 돌보고 교육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며 절실하다. 그런 측면에서 몽골학교와 같은 대안학교는 매우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다민족, 다문화 사회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이주청소년들의 정체성확립과 우리사회에의 적응교육이 모범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법적지원과 사회적 관심 그리고 자원 활동가들의 활발한 참여가 매우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이주청소년들이 우리사회의 냉대와 차별과 편견 속에서 분노와 증오의 감정을 키우지 않도록, 건전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도록 각별히 배려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에 와있다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 주관 제3차 이주인권포럼, 2007년 5월 22일 14:0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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